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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문화생활/Book

곽정은 에세이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by 살자!! 202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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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 리뷰

첫 책을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하다가 가볍게 에세이집을 골랐다. 개인적으로 e-book을 애용하는데 위로가 되는 책은 종이책으로 사서 책꽂이에 꽃아 두는 편이다. 책 꽃이에 있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이사하고 미뤄두었던 책장 정리를 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곤 한참을 멍하게 표지를 들여다봤다. 그때는 창문을 활짝 열고 기지개를 켜고 있는 뒷모습이 안 보였는데 이제는 보인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큰 위로가 됐던 책이라 다른 분들에게도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리뷰를 남겨본다. 

 

책 구매 스토리

곽정은님을 20대 초반에 마녀사냥에서 봤다가 어린 나이에 너무 멋진 언니라고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친구들 불러놓고 다운로드해서 볼 정도로 좋아했다. 그때 선배들이 우스갯소리로 그만 좀 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각종 OTT가 많아졌지만 그때는 다시 보기 1000원, 제휴 방송사는 다시 보기 100원 이러던 시절이라 100원에 다시 보고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ㅎㅎ서로 쿨 몽둥이로 맞아야 된다고ㅋㅋㅋ지금은 흑역사인 그 시절.. 내가 모든 걸 통달 한마냥 나불대고 다니던 시절.. 그땐 그랬지ㅎㅎ그렇게 시간이 흘러 영풍문고에서 이 책 제목에 끌려 구매했다. 책 귓퉁이에 'YP 2019.7.14.' 이렇게 찍혀있는 걸로 봐서 그때 내가 어떤 상태로 이 책을 골랐을지 상상이 된다. 그땐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내가 가장 복 없는 사람이다 생각했던 철없는 때.. 2년 뒤에 나는 이 블로그 보면서 이불 킥하고 하고 있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ㅋㅋ

사람은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본다고,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그래 맞아! 남자는 믿을 게 못 돼! 남자 없이도 잘 살 수 있어!' 이런 느낌이었다면 2년이 지난 지금은 '그럼그럼. 혼자여도 참 괜찮아. 때론 혼자가 제일 완벽하단 생각이 들어' 이러고 있다ㅎㅎ 이게 바로 책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하면서 그 책의 의미도 사뭇 달라지는 게, 2년 전 처음 읽었을 때 그었던 밑줄과 지금의 밑줄이 다른 것이 참 묘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에세이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인 소제목과 매력적인 글들이 잘 엮여 책 한 편이 만들어진 것 같다. 마치 친한 언니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느낌도 든다ㅎㅎ개인적으로 과거의 밑줄과 현재의 밑줄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책의 스포가 될 수 있으니 몇 가지만 소개해보겠다. 

2년 전 밑줄

1) '오늘 밤도. 나는 씩씩하게 잘 잔다'

2) '생각의 노예가 아닌 생각의 주인으로 살기 원한다'

3) '슬픔과 좌절은 내가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슬픔과 좌절에 어떻게 맞설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다'

4) '그는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났으니, 너는 너대로 그와의 사랑에 이제 그만 마침표를 찍어야 하지 않겠어' 

등등등

 

현재의 밑줄

1) '인생을 만끽하며 산다는 것에 의미를 이제야 안다'

2) '너의 가치를 몰라본 사람에게 마음을 쓰기에, 이 인생이 너무 짧단다.'

3) '어떤 증거'라는 소제목을 단 글에 모든 부분. 

등등등

 

아래에 2)는 위에 4) 바로 뒤에 나오는 문장이다. 아래에 1)은 지금의 내 아이디인 '살자!!' 이를 수식하는 '더할나위 없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렇게 보니 내가 마녀사냥에 나온 정은언니를 동경하고, 작가인 정은언니의 글에 공감하고, 짧은 머리를 하고 유튜브를 하는 정은언니의 영상에 박수를 치는 이 모든 상황이 단순한 우연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요즘 정은언니의 글과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정은언니에게 악플에 준하는 댓글을 다는 것을 보곤 한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남의 눈에 티끌은 보면서 내 눈의 대들보를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같은 부족한 인간들끼리 맘에 안 든다고 지적하고, 비하하고, 욕하고.. 이제는 그만하면 좋겠다. 그 누구도 타인에게 상처 줄 자격은 없다. 다양한 생각들이 모여 굴러가는 세상 아니겠는가.

 

마무리하며

책 리뷰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일단 나부터가 책 리뷰를 잘 보지 않는 사람이라 마치 독후감처럼 되어버렸다. 책 제목에 '독후감'이라고 적어야 할 것 같지만 부끄러우니깐 그냥 책 제목만 적어야겠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있는 2년 전에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둘이서 괴로운 것보다 혼자여서 조금 외로운 편이 훨씬 낫다고 말해주고 싶고, 지금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 누구보다 스스로를 더 사랑하며 살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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