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에 이 영화에 대한 리뷰 영상이 있어서 보다가 전 편을 보고 싶어 웨이브에서 500원을 결제하고 봤다. 결론적으로 500원을 내고 봤지만 5만 원어치의 감동과 깨달음을 얻었다.
안젤리나 졸리가 맡은 주인공, 지아(Gia). 안젤리나 졸리의 어린 시절을 처음 봤는데, 그녀의 어린 시절은 실존인물인 지아 커랜지의 느낌과 비슷한 듯하다. 유튜브에 보면 지아 커랜지의 인터뷰 영상이 있는데, 목소리, 제스처, 그녀 특유의 중성적이고 다크한 느낌까지 비슷하다.
영화를 통해 알게된 지아는 자유로운 영혼의 극도로 외로운 여자아이였다. 어쩌면 자유로운 영혼은 행색일 뿐, 따뜻한 사랑이 그리웠던 어린 소녀이지 않았을까. 나와 동시대에 살고 있지 않지만 그녀가 느꼈을 고독감과 좌절감은 시공간을 초월해 나에게까지 전달된 듯하다. 부모의 이혼, 마약, 동성애 등 소재는 자극적이지만 그 안에 펼쳐지는 인간 군상들은 하이퍼 리얼리즘에 가까웠다. 이혼한 부모의 남겨진 아이에 대한 처신, 마약중독의 무서움, 동성 연인의 평범함 같은 것. 이혼도, 마약도, 동성애도 내가 겪어 본 것은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영화속 인물들의 모습은 일상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있는 모습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실존인물이 궁금해졌다. 열심히 서치를 해본 결과, 오래 전에 너무도 어린 나이에 요절했기에 남겨진 자료가 많지는 않다. 남아있는 자료들의 화질도 훌륭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녀가 재능 있는 모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알 수 있겠지만, 이 사진은 주삿자국을 가리기 위해서 손을 뒤로 한 사진이다. 앳된 얼굴에 어딘가 슬퍼 보이는 촉촉한 눈망울. 이 사진이 모델로서의 마지막 사진이라는데.. 그저 안타깝다. 그녀 곁에 전폭적인 사랑과 지지를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얼핏 보아도 개성 있는 마스크와 자연스러운 포즈. 살아있었다면 길이 남을 모델이 됐을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중독에 빠져 결국 유명을 달리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 여린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에게는 싫은 소리도 못 하면서 결국 자신에게 시퍼런 칼날을 들이대는 사람들일 것만 같다. 물론 영화 속 지아는 무분별한 주사로 인해 에이즈에 걸려 원치 않게 세상을 떠났지만, 요즘에는 극심한 중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많은 것 같다. 그들이 처음 약에 손을 댈 때 이런 결과를 예견하진 않았을 것이 분명한데.. 끝은 왜 늘 이 모양인지.
삶의 애착이 있었기에 치료에 힘썼고, 주변인들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26살의 소녀 지아.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되어 편안히 지내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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